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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3-26 00:00
먹는대로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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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대로 싼다

나는 올 2월에 평양을 방문하고 나와 북경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맨 창가에 자리가 정해졌다. 내 바로 옆에는 중년쯤 된 중국계 캐나다 여성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그녀의 남편인 백인 미국인이 앉았다. 그 여성은 20년 전 캐나다 밴쿠버로 가서 지금의 남편과 살고 있는데 이번에 남편과 함께 북경에 살고 있는 자기의 어머니와 친척을 만나고 간다고 했다. 영어가 아주 유창하여 나와 소통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코리언 어메리컨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계속 이북의 <인권>문제에 대하여 질문을 하였다. 자신이 읽고 있는 영자신문에 이북의 비참한 현실에 대하여 쓰여 있는데 내가 아는 바가 없느냐고 물었다. 나는 이북에 대하여 잘은 모르지만 신문에 쓰여 있는 기사를 어떻게 우리가 문자 그대로 믿을 수 있겠느냐고 내가 되물었다.

이북은 사회주의국가가 아니냐? 사회주의를 좋아하지 않는 자본주의에 사는 기득권자들이 사회주의가 붕괴되기를 바라는 거야 당연하지 않느냐? 그런 사람들이 써 놓은 신문의 기사를 문자 그대로 믿으면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고 내가 계속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대화가 하기 싫어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러다 인천에 도착하여 누님 댁으로 갔다. 누님 댁에 조선일보가 있어 대강 읽어 보았다. 이북에 대한 터무니없는 엉터리 기사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조금 있으니 KBS뉴스가 보도 되었다. 조선일보에서처럼 이북이 최근에 단행한 화폐개혁으로 물가가 폭등하고 특히 쌀값이 폭등하여 굶어죽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허무맹랑한 엉터리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가 바로 엊그제 이북을 방문하여 이북의 학자들과 대화하며 화폐개혁(그들은 화폐교환이라고 함)을 하게 된 동기와 그 전개과정에 대하여 자세하게 듣고 왔고 물가에 대하여도 나름대로 알아보고 왔는데 너무나 사실과 거리가 먼 보도들을 하고 있었다.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진리처럼 이야기하는 이북에 대한 보도들은 대개가 이남의 조중동과 KBS, SBS, MBC방송들이 보도한 내용들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일부 왜곡되고 잘못된 내용들이 방송에 보도가 되었거나 문자화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일반 독자들은 그냥 진실로 믿어버린다는 사실이다.

나는 대학에서 배운 인풋(Input) 과 아웉풋(Output) 의 관계를 깊이 생각해 보았다. 즉 먹는 것과 싸는 것, 고상한 말로 표현하면 안으로 집어넣는 것과 밖으로 내놓는 것과의 관계다. 먹은 대로 싸는 법이다. 감옥에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은 적이 있다. 보통 잡범들과 사상범들의 감옥에서 나오는 똥과 범털들(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의 감옥에서 나오는 똥이 다르다는 것이다. 사식을 먹는 사람들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의 똥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먹은 대로 싸는 법이다.

우리가 어떠한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배설물들이 다르듯이 우리가 어떠한 정보를 얻느냐에 따라 우리가 하는 말과 글들의 내용이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인터넷을 통하여 조중동을 읽어 보고 그리고 조선신보(일본총련이 내는 신문)와 노동신문을 읽어 본다. 그리고 나서 경향신문, 한겨레, 통일뉴스, 사람일보, 프레시안, 민중의 소리, 오마이 뉴스를 읽어본다. 그러면 조중동에 보도된 내용들 중 왜곡된 것들이 판이하게 들어난다. 여기서 내가 한쪽의 보도만 계속 보고 듣는다고 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당연히 편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북에 대한 보도는 일부 신문과 방송에서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이북을 붕괴시키기 위하여 허위보도를 계속 내 보내고 있다. 그것은 이북주체사회주의의 진실이 있는 그대로 이남사회에 알려지면 그 동안 이남 지배층들이 공들여 악마화 시켜 놓은 이북에 대한 허위보도의 거짓을 이남의 민중들이 알게 되고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나처럼 이북사회주의도 알고 이남과 미국의 자본주의사회도 아는 사람들은 이북에 대한 이남매체들의 보도들을 객관화해 볼 수 있는 안목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방송들과 신문들이 보도하는 내용들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이것을 현 집권세력들은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 언론장악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어제 KBS World 의 밤 9시 뉴스에서 노골적으로 <이북의 붕괴설>을 보도하였다. 이북에서 화폐개혁의 실패로 쌀값을 비롯한 물가가 상승하여 굶어 죽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제는 이북주민들이 노골적으로 정권에 불만을 토로한다는 것이다. 3명의 이북국경지대의 여성들이 하는 말을 직접 녹음한 것을 들려주면서 이북정권에 대한 불만의 심각성을 생생하게 보도하였다. 노골적으로 이북을 붕괴시키겠다는 말로 내게는 들렸다.

마침 오늘 일본에서 나오는 <조선신보>를 보니 미국과 이남정권이 노골적으로 이북정권을 붕괴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들어났다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지적한 담화가 실려 있었다. 그는 19일 이남의 <동아일보>에 보도된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북의 그 어떤 <급변사태>의 발생가능성을 진단하고 미국과 이남의 집권자들이 <반공화국 체제전복계획>을 무모하게 실천행동으로 보여주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북의 대변인은 이북의 주체사회주의체제가 이북 민중의 심장 속에 깊이 뿌리내린 신념이며 불패의 선군총대우에 솟아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이기에 그 어떤 <급변사태>를 바라는 것은 하늘이 무너지기를 고대하는 미치광이의 얼빠진 망상이라고 언급하였다. 그는 오히려 <급변사태>가 강성대국을 눈앞에 두고 세기적인 기적과 비약을 매일 창조하고 있는 이북에서가 아니라 온갖 사회악과 병폐, 내부모순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계급계층 갈등이 극도에 달하고 있는 이남에서 터지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그는 계속하여 이남의 현 당국자들이 제 처지도 모르고 상전인 미국의 비위나 맞추며 감히 그 누구의 <체제전복> <제도통일>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이남의 당국자들이 무모한 반공화국 체제전복 책동에 계속 매달린다면 이북의 예측할 수 없는 타격 앞에 다시는 살아 숨 쉴 안식처를 찾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하며 반공화국 체제전복을 노리는 자들은 그가 주동이든 피동이든 세상이 일찍이 알지 못하는 무적강군의 <진짜 핵맛>, 노호한 천만군민이 벌리는 <진짜 전쟁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하였다. 최근에 삐라를 계속하여 이북에 보내고 있는 이남의 극보수주의자들에게도 이미 도를 넘었다고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이제 선거철을 맞아 현 집권세력들이 자기들이 맞고 있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언론을 총동원하여 <이북붕괴설>을 퍼뜨려 의도적으로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미 6.15시대를 살아본 경험이 있는 이남 민중들이 얄팍한 현 정권의 술수에 넘어갈 리가 없다. 이제 <6.2지방선거>에서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이며 반지역적이고 반6.15세력인 현 집권세력들을 심판하는 일만 남았다. 이제 이남 민중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투표권 밖에 없다. 특히 청년들은 일본의 선거에서 보았듯이 모두 선거에 적극 참여하여 선거혁명을 통한 정권교체를 이루어 내야 한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반대하고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이며 생태계를 자본의 이름으로 파괴하고 있는 현 집권세력이 집어넣어 주는 것(Input)만 받아먹고 그대로 싸대지(Output) 말아야 한다. 그들이 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먹지 말고 일단 거절하고 생각 좀 한 다음 먹을 것은 먹고 뱉을 것은 뱉어 버려야 한다. 그들이 우리에게 먹이려는 것들이 우리를 서서히 죽게 하는 독약이 들어 있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북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 일단 의심하고 이러한 보도가 왜 지금 나오는지 잘 분석한 다음 그 내용에 대한 다른 신문들(조선신보, 통일뉴스, 경향신문, 한겨레, 오마이뉴스, 민중의 소리, 프레시안, 그리고 이북의 신문들)의 보도도 비교해 보고 잘 분별하여 받아들일 것은 받아 드리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먹는 대로 싸는 법이기 때문이다.

[작성 : 김현환 재미자주사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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